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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03. 티나 바니(Tina Barney)


 

 잉글랜드 부유한 집안 출신의 티나 바니는 맨하탄에 사는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의 일상을 주의 깊게 다룬 사진집 예절 연기(Theater of Manners)'를 1997년 출간했다. 그녀는 이미 1970년대 중반부터 가족을 다룬 작업을 시작하였고 초기에 사용했던 35mm 카메라는 1980년대에 들어 4X5인치 대형카메라로 바뀌었다. 정교한 구도의 가족사진이 갖는 친숙함과 극적인 장면구성을 결합시킨 사진들에서는 세부 묘사와 긴장감 그리고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가 예리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기법과 의도는 부유한 유럽인 가족의 가정생활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유럽인들(Europeans)'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인류학적이고 사회학적인 매력을 느낀다. 사진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서 어떠한 전제나 고정관념도 갖지 않는다. 그들을 심판하고 판단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내 작업을 사회적인 비평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나에게 사진작업은 시각적인 즐거움이며 사진에 등장하는 가정은 단지 무대에 불과할 뿐이다.

 예를 들어 '나들이 옷들(The Sunday Dresses)'에서 나는 단지 한 명의 여성을 찍으려고 계획했었지만 그 순간 그녀는 여동생을 불러 사진에 참여시켰다. 여동생은 전혀 수줍어하지 않으며 그녀의 어린 딸과 같이 왔다. 나는 이들이 입는 드레스를 견주어 보는 것이 어떤 시각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했다. 사람들이 서로 다투는 모습, 그들 사이의 거리 그리고 몸짓을 통한 대화 같은 것을 바라보기를 좋아한다.

 내가 느끼는 인물사진의 매력은 사진가와 대상 사이의 관계 안에 있다. 좋은 사진이 나오려면 몇몇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예를 들어 무엇이라도 어렴풋이 의식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카메라 앞에서 모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들과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대로는 예기치 않게 일어나는 일까지 포함된다. 나는 사진을 촬영할 대면 가능한 많이 찍으면서 그 과정에 몰두한다. 순간적인 상황은 너무 빨리 일어나기 때문에 찍을 때 몰랐던 것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사진은 마법과도 같다."